레이저 프로그램/Fiber Laser LAB

Fiber Laser Learning Lab 15 강철 위에 피어나는 무지개를 꿈꾸며

2D Make 2025. 12. 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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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레이저로 강철에 색을 입히는 5가지 놀라운 비밀: 한 메이커의 실험 노트

서론: 강철 위에 피어나는 무지개를 꿈꾸며

파이버 레이저를 사용하여 차가운 금속 표면에 생생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입히는 것은 마치 현대의 연금술과도 같습니다. 버튼 하나로 강철이 금빛, 자줏빛, 푸른빛으로 물드는 모습은 모든 메이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경이로운 경험입니다. 하지만 이 화려함 뒤에는 종종 실망스러운 현실이 숨어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색상 중 상당수는 특정 각도에서만 영롱하게 빛나거나, 조명이 바뀌면 순식간에 검게 변해버리고, 작은 면적을 칠하는 데 한 시간 이상이 걸리는 '보여주기용' 색상에 불과합니다.

이 글의 목적은 단순히 레이저로 색을 만드는 방법을 나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빠르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어떤 조명 아래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진정한 '생산용 색상(production colors)'을 찾아 나선 한 메이커의 실험 노트입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놀랍고 직관에 반하는 5가지 핵심 원칙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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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색은 동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생산용 색상'의 조건

레이저로 색을 만드는 여정의 첫걸음은 모든 색상이 동일한 가치를 갖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색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깨지기 쉬운 색상'과 '생산용 색상'.

  • '반짝이는(Sparkly)' 생산용 색상: 이 색상들은 레이저로 금속 표면을 미세하게 텍스처링하여 만들어집니다. 표면에 생긴 미세한 구조 덕분에 빛을 여러 방향으로 분산시켜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색이 안정적으로 보이며 내구성도 강합니다.
  • '매끄러운(Smooth)' 깨지기 쉬운 색상: 많은 사람들이 쫓는 이 색상들은 빛에 매우 민감합니다. 특정 각도에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조금만 비틀어도 색이 사라지고 검게 보입니다. 또한, 매우 미세한 간격으로 천천히 작업해야 하므로 제작 속도가 극도로 느려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이러한 실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저는 간단한 등급 시스템(A, B, C, D)을 만들었습니다. 관찰 각도, 조명에 대한 내성, 그리고 제작 시간/비용 효율성을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생산 엔지니어로서의 제 개인적인 기준은 100제곱밀리미터 면적을 만드는 데 1분을 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기준을 통과하는 A등급과 B등급에 해당하는 실용적인 색상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 정의에 따르면 생산용 색상이란 꽤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 C 등급과 D 등급 색상은 제 관심 밖입니다. C 등급 색상은 매우 예쁠 수 있지만, 우리가 방금 논의했듯이 매우 좁은 관찰 각도를 가질 것이고, 다른 광원에 대한 내구성도 좋지 않으며, 비용 효율적인 시간 안에 만들 수 없습니다.

2. 빠를수록 더 좋다: 속도와 효율의 역설

일반적으로 더 강한 에너지를 가해 선명한 색을 얻으려면 레이저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내구성 있는 '반짝이는' 색상을 얻기 위한 실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오히려 최소 1000-1200 mm/s 이상의 빠른 속도가 필수적이었습니다. 속도가 느리면 표면이 매끄럽게 처리되어 빛에 민감한 '깨지기 쉬운' 색상이 될 뿐이었습니다.

이 속도의 차이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극적입니다. 시각적으로 거의 동일해 보이는 두 개의 금색 샘플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하나는 100 제곱밀리미터 면적을 만드는 데 약 67초가 걸렸습니다. 하지만 다른 하나는 단 4.5초 만에 완성되었습니다. 15배에 가까운 시간 차이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산성'의 핵심이며, 빠른 속도가 더 나은 품질과 효율을 동시에 가져다준다는 놀라운 역설입니다.

3. 검은색 속에 숨겨진 금색: 힘 조절의 미학

좋은 색을 만드는 비결이 단순히 출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실험은 막다른 길에 부딪혔습니다. 출력을 계속 높이자 색은 사라지고 완벽한 무광 검은색만 남았습니다. 더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 순간, 저는 가설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 검은색 아래에 숨겨진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이 검은색에서 에너지를 줄여서 색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저는 30나노초 펄스, 1200mm/s 속도, 1마이크론 피치(라인 간격) 설정으로 얻은 완벽한 무광 검은색에서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색을 찾기 위해 저는 에너지를 '더하는' 대신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1. 먼저, 속도를 2000mm/s로 높여 수평 방향의 에너지 밀도를 낮추자 검은색이 짙은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이제 뭘 더 할 수 있을까요?
  2. 그다음, 속도는 그대로 두고 라인 간격(pitch)을 10마이크론에서 20, 40, 그리고 최종적으로 60마이크론까지 점차 넓혀가며 수직 방향의 에너지 밀도를 줄였습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갈 때마다, 타버린 검은색 표면 아래에서 아름다운 금색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최고의 색상을 찾는 과정이 무조건 에너지를 더하는 '더하기'가 아니라, 과도한 에너지를 정교하게 덜어내는 '빼기'의 과정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었습니다.

4. 현미경으로 본 세상: 나비의 날갯짓을 닮은 색의 비밀

2장에서 우리는 빠른 속도가 내구성 있는 '반짝이는' 색상을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내구성이 강한 걸까요? 그 비밀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현미경으로 표면을 들여다볼 때, 마치 나비의 날개가 색소 없이도 구조만으로 화려한 색을 내는 '구조색'의 비밀이 드러납니다.

우리 눈에는 균일한 금색으로 보이는 표면을 수백 배 확대해 보면, 그곳에는 단일한 색이 아닌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색상과 규칙적인 미세 구조의 조합이 존재합니다. 바로 이 미세하고 규칙적인 패턴이 빛을 여러 방향으로 고르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어떤 각도에서 표면을 바라보아도 색이 사라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색상의 내구성을 만드는 핵심 비결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나노미터 수준의 정교한 패턴에 있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나비 날개에서 보았던 규칙적인 패턴과 아주 쉽게 같을 수 있습니다. 빛을 여러 다른 방향으로 분산시켜 색상에 내구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그 패턴의 규칙성입니다.

5. 단 하나의 설정 변경: 스캔 방식이 모든 것을 바꾼다

실험 과정에서 가장 놀라웠던 발견 중 하나는 레이저의 스캔 방식이 결과물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이었습니다. 속도, 출력, 주파수, 피치 등 모든 매개변수를 완벽하게 동일하게 설정하더라도, 레이저가 표면을 스캔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 완전히 다른 색상이 나타났습니다.

제 레이저 소프트웨어에는 5가지 스캔 옵션이 있었는데, 실험 결과 오직 '단방향 스캔(unidirectional scan)'만이 균일하고 안정적인 색상을 만드는 데 적합했습니다. 양방향 스캔은 '그래프처럼 보이는' 이상한 색상 자국이나 '눈에 띄는 줄무늬'를 남겼고, 나선형 스캔은 중앙이 어두워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더욱 극적인 사례는 교차 스캔의 발견이었습니다. 특정 설정으로 표면을 한 번 스캔했을 때는 아름다운 연어살 같은 분홍색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동일한 설정으로 두 번 교차(crosshatch) 스캔했을 때(레이저 경로를 90도 틀어 겹쳐서 스캔하는 방식), 완전히 다른 색으로 변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변수가 아니라, 완전히 새롭고 내구성 있는 색상을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실험의 길을 열어주는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정확히 동일한 매개변수를 사용하고 스캔 기술을 바꾼다면... 저는 다른 색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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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정답은 없고, 탐험만 있을 뿐

파이버 레이저로 이상적인 '생산용 색상'을 만드는 과정은 정해진 레시피를 따르는 요리가 아니라,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며 보물을 '사냥하는' 흥미진진한 과정과 같습니다. 그것은 속도, 힘, 간격, 그리고 스캔 방식이라는 변수들 사이의 섬세한 균형점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며 최적의 지점을 찾아내는 여정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설정값 너머에 숨겨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최고의 결과물은 가장 높은 출력이 아닌 가장 정교한 제어에서, 가장 느린 속도가 아닌 가장 효율적인 속도에서 발견될지 모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들 속에, 이처럼 체계적인 실험을 통해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또 다른 숨겨진 잠재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제 여러분이 직접 탐험해 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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